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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관련 소설 본문
이번에는 배경을 바꾸어, 화장실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긴장감과 AI캅의 활약을 다룬 단편 이야기를 써보겠습니다.
0.3평의 막다른 길
안양천 추격전으로부터 일주일 뒤, 김 경사와 AI캅은 광명 시내의 한 오래된 상가 건물에 서 있었다. 용의자는 이번에도 필사적이었다. 좁고 지저분한 복도를 미친 듯이 달리던 놈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도주로는 복도 끝자락에 위치한 공중화장실이었다.
‘쾅!’
철제 문이 부서질 듯 닫히고 안에서 잠금장치가 걸리는 소리가 들렸다. 김 경사는 화장실 문앞에서 권총을 고쳐 잡으며 숨을 골랐다.
“나와! 막다른 길이다!”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거친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정적만이 흘렀다. 김 경사는 옆에 선 AI캅을 힐끗 보았다. AI캅의 머리 위 센서가 붉은빛을 내며 화장실 내부를 스캔하고 있었다.
“용의자, 안쪽에서 세 번째 칸에 위치. 심박수 분당 140회. 호흡 불안정. 금속성 물체를 파지하고 있습니다.”
“칼인가?”
“형태상 다용도 칼(커터칼)일 확률 88%입니다.”
김 경사는 인상을 찌푸렸다. 좁은 화장실 칸 안에서 흉기를 든 범인을 상대하는 건 베테랑 형사에게도 위험한 일이었다. 까딱하다간 좁은 공간에서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었다.
“AI캅, 문 강제 개방해. 나는 엄호하겠다.”
“알겠습니다. 충격 전달 시 내부 용의자의 부상 가능성을 계산합니다. 최소한의 위력으로 개방하겠습니다.”
AI캅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녀석의 금속 다리가 화장실 타일 바닥을 굳건히 지지했다. 기계적인 구동음과 함께 AI캅의 오른팔이 문고리 근처에 위치했다.
‘콰직!’
엄청난 악력에 철제 문고리가 종잇장처럼 구겨졌다. AI캅은 그대로 문을 어깨로 밀어젖히며 안으로 진입했다. 화장실 특유의 락스 냄새와 눅눅한 공기가 쏟아져 나왔다. 김 경사는 그 뒤를 따라 들어가며 소리쳤다.
“경찰이다! 칼 버려!”
세 번째 칸의 문이 안에서 굳게 닫혀 있었다. 용의자는 그 좁은 변기 위에 올라가 숨을 죽이고 있었다. AI캅이 세 번째 칸 문 앞에 서서 무감각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용의자 박 씨, 5초 이내에 문을 열지 않으면 강제 진입합니다. 5, 4, 3…”
“오지 마! 오면 확 그어버릴 거야!”
안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 순간, AI캅의 렌즈가 급격히 확대되며 아래쪽 틈새를 살폈다. 용의자가 극도의 불안감에 칼을 자신의 손목 근처에 대고 있는 것이 감지되었다.
“용의자 자해 시도 감지. 진입 모드를 변경합니다.”
AI캅은 문을 부수는 대신, 화장실 칸막이 위쪽 빈 공간으로 순식간에 몸을 날렸다. 인간이라면 불가능했을 민첩함이었다. 녀석은 천장 구조물을 붙잡고 원숭이처럼 가볍게 칸막이 안으로 뛰어들었다.
“악!”
짧은 비명과 함께 안에서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김 경사가 급히 칸막이 문을 걷어찼을 때, 이미 상황은 종료되어 있었다. AI캅은 한 손으로 용의자의 손목을 제압해 칼을 떨어뜨리게 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용의자가 벽에 머리를 부딪치지 않도록 뒷덜미를 부드럽게 감싸 쥐고 있었다.
0.3평 남짓한 좁고 더러운 화장실 칸 안에서, 거구의 AI캅은 마치 정밀한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처럼 용의자를 완벽히 고립시키고 있었다.
“상황 종료. 용의자 신병 확보했습니다.”
AI캅이 무심하게 말했다. 김 경사는 수갑을 채우며 땀을 닦았다. 문득 화장실 거울을 보니, 잔뜩 긴장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자신과 달리, 옆에 서 있는 AI캅의 매끄러운 표면에는 먼지 하나 앉아 있지 않았다.
“너는 화장실 냄새도 안 나냐?”
김 경사가 너털웃음을 지으며 묻자, AI캅이 진지하게 답했다.
“후각 센서는 정상 작동 중입니다. 현재 공간의 암모니아 농도는 허용치를 초과했습니다. 조속히 이탈할 것을 권고합니다.”
“그래, 가자. 냄새나서 못 있겠다.”
김 경사는 용의자를 끌어내며 화장실을 나섰다. 차가운 금속 파트너와 함께 걷는 복도에서, 그는 다시 한번 느꼈다. 이 기계 녀석은 감정은 없지만, 누구보다 확실하게 자신의 뒤를 지켜준다는 것을.
